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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正宗)의 유래와 불편한 진실


청주(清酒)는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쌀을 넣어 빚는 술의 종류로 탁주와 비교하여 맑은 술을 총칭하는 이름이다. 그럼 이 청주나 사케(酒)라고 부르는 일본주를 칭하는 또 다른 이름인 정종(正宗)은 대체 어디에서 유래된 이름인가?

일본주나 일본의 주조회사의 이름을 보면 유독 마사무네(正宗)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제품이 유독 많아 등록 상표만 13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 중 원조가 중견 주조회사로 고베(神戸)시에 있는 사쿠라 마사무네(桜正宗)라는 회사라고 한다.

사쿠라 마사무네는 1717년에 창업하여 현재까지 이르고 있는데, 11대 당주(当主)인 야마무로타자에몬(山邑太左衛門)의 설명에 따르면당시 나다(灘)지역(고베,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서는 일본주의 이름에 대한 경쟁이 심했는데, ‘스케로쿠(助六)’나 ‘사루와카(猿若)’등 가부키 배우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회사명도 ‘신스이(薪水)’라는 배우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당시 6대 당주는 이름이 여성적이어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1840년 어느 날 그는 새로 빚은 술의 이름을 고민하다가 평소 잘 따르던 교토(京都)의 겐세이안즈코이사(元政庵瑞光寺)의 주지스님을 찾아 갔는데, 마침 스님의 책상에 놓여진 “린자이세이슈(臨済正宗)라고 쓰여진 경문을 보고 “정종(正宗)”을 떠올렸다고 한다. 정종을 일본어로 음독(音読)하면 ‘세이슈’인데, 이는 청주(清酒)와 발음이 같은데다가 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며 정종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읽기 방식인 마사무네로 불리기 시작했고, 인기가 높아지면서 마사무네의 이름을 딴 양조장이 전국에서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사무네의 이름은 널리 퍼져 이미 보통 명사처럼 여겨지게 되어, 1884년 정부에서 상표 조례를 제정했을 때, 사쿠라마사무네가 등록을 시도하였으나 허락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일본의 침략이 서서히 시작되던 1883년 1월 후쿠다(福田)라는 일본인이 부산에 최초로 청주 공장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여러 곳에 일본식 청주 양조장이 만들어져 다양한 상표의 제품이 등장하였다. 그 상표 중의 하나가 정종(正宗)이었고 이것이 많이 팔리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일본식 청주의 대명사로 쓰여왔다. 따라서, 쌀로 빚은 맑은 술을 정종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이제라도 다가오는 겨울에는 “따끈한 오뎅에 청주 한잔 어때?”라고 외쳐 보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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